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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시오페아 - 아빠한테는 딸이 있다

by 총천연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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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포스터

 

1.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사 내용은 기억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조금 다를 있습니다.

 

2.     프리뷰를 쓰고 리뷰를 쓰는 처음이라, 리뷰에서 온갖 내용을 담다 보니 글이 번잡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스포일러 왕창이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내일 내가 말해줄게

옛날 사람들은 길을 찾을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북극성은 어떻게 찾을 있을까요? 바로 카시오페아 별자리나 북두칠성을 보고 북극성이 어떤 별인지 찾았다고 합니다. 영화의 제목 카시오페아도 여기서 왔습니다. 그럼 무엇이 어떤 것의 카시오페아가 되었을까요?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수진(서현진) 무언가를 많이 잊어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예고편에서도 나온 장면인데, 지나(주예림) 엄마에게 말합니다. “일기 써도 된다며!” “엄마가 언제!” 예고편에서는 단순히 딸을 혼내는 엄마의 모습으로 비춰졌지만, 건망증이 심한 모습을 보이는 수진을 보니, 부분도 단순히 딸을 혼내기보다는, 정말로 수진이 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수진이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기까지는 예고편과 별반 다르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때를 기점으로 하여 수진이 많은 것을 잊어버리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감정 변화가 점점 격해집니다. 이런 감정 변화가 얼마나 주변 사람들에게 당황스러웠는지는, 법무법인 제민의 대표가 하는 말에서 느껴집니다. “엘레강스한 박수진이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상스러운 말은 나나 쓰는 거야!”

 

건망증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회사에 출근하는데 옷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고 가거나, 진행했던 소송에 대해서 기억을 못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를 계기로 변호사를 그만 두게 됩니다.

 

한편 인우(안성기) 환자 가족 모임에 나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얘기를 나눠봅니다. 그리고 다음 모임에는 수진을 데려갑니다. 아직 수진은 모임의 다른 환자들보다 비교적 정상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그래서일까요? 환자가 오줌을 참지 못한 모습을 보고 수진은 소리를 지릅니다.

 

기억 없이 살아가는 어떻게 사람이야? 그게 좀비지, 사람이야?!”

 

어쩌면 본인의 미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감정이 격해진 것입니다.

 

그런 환자 가족 모임에서도 수진을 이해하며 감싸주려 하는 듯한 사람이 있습니다. 인우를 처음으로 모임에 데려왔으며, 알츠하이머 환자인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준일(김다흰)입니다. 모임에서 수진이 저런 말을 하는데도, 준일은 일반적인 환자의 모습인 것처럼 다른 사람을 다독이고, 수진을 진정시킵니다.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이런저런 노력을 하는 와중, 소송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했던 것을 증언하기 위해 수진은 법원 증인석에 섭니다. 그리고 증언을 하고, 앉아있는 와중에 일이 터지고 맙니다수진이 자리에서 오줌을 참지 못하고 실금해버린 것입니다. , 얼마나 절망스러웠는지, 수진은 연신 아빠를 부릅니다.

 

이후 점점 증상이 심해지면서 수진은 바닥에서도 소변을 지리기도 하는데, 이를 갈아 입히려는 인우를 때리고 맙니다. 통제가 되지 않자 인우도 수진을 때립니다. 조금 진정되자 인우는 수진에게 그렇게 얘기합니다. 잘했다고. 누가 싫은 일을 하면 싫다고 얘기하라고. 아빠가, 딸이 싫어한다고 하라고.

 

인우는 수진과 최대한 반복적인 일상을 지냅니다.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서 씻고, 양치하고, 먹고, 분리수거하고그리고 그것이 이제 완전히 아이가 되어버린 수진에게도 루틴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혼자 수진을 보던 인우는 준일의 모친에 대한 부고 소식을 듣습니다. 덕분에 수진에게 요양원 자리가 비었다는 것까지. 소식을 듣고 인우에게, 준일은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도 녹아내리는 기분이에요.”

 

다행일까요? 수진이 요양원을 다니기 시작하자 인우에게는 그나마 쉬는 시간이 생깁니다. 준일이 수진의 등하원을 도우면서 인우가 마음 놓을 틈이 생기죠. 그러나 어느 하루 인우가 무언가를 챙기느라 집으로 돌아오는 늦었을 , 수진이 얼핏 돌아온 기억으로 난리를 부립니다. “지나가 보여!” 통화에서 들려오는 긴급한 소리에 집중을 잃은 인우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이를 말리려던 준일이 수진을 제압했을 , 수진은 힘을 잃은 채로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준일은 만남 때부터 수진에게 미묘한 시선을 보냈었는데, 그렇게 누워있는 수진을 보고 있자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수진을 범하려 합니다. 수진의 옷을 벗기려던 수진은 그저 습관처럼 그렇게 얘기합니다.

 

싫어요. 아빠가 싫어해요. 딸이 싫어해요.”

 

정신을 찾은 준일은 자괴감에 젖어 자리를 벗어나고 맙니다.

 

수진은 혼자 남았습니다.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는데도 찾아갈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몸에 익은 습관 때문일까요? 낯선 곳에 길을 잃어도 다시 집에 돌아옵니다.

 

집에 돌아온 수진에게 다시 전화가 옵니다. 급한 수술은 끝났지만 어서 병원에 오라는 전화입니다. 잠시 정신이 수진은 집에서 나가지만 다시 정신을 잃고 이상한 곳으로 향하려 합니다. 그리고 , 유학 갔던 지나와 전남편이 나타납니다.

가족에 의해서 수진은 드디어 인우를 만납니다. 그리고 곧이어 지나가 수진을 마주합니다. 지나는 어찌 일인지, 수진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말해줍니다.

 

이름은 남지나야. 내일 내가 말해줄게.”

 

절망의 끝에도 빛이 있는가?

감상평을 말해보자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해서 나가고 싶었을 정도입니다. 고령의 환자였어도 견디기 힘들 텐데, 젊은 나이의 수진이 성인으로써의 인간성과 존엄성을 잃어버리며 겪는 장면들이 끔찍히도 괴로워서 그랬습니다.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런데, 실제 환자 가족분들은 얼마나 아플까?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주륵 흐르기보다는, 쉼없이 눈물이 고였다가 말라서 눈이 아팠습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텁텁해서 답답했습니다.

 

영화의 초반부와 중반부 그리고 후반부에 느껴지는 감상은 각각 다른 사람의 감정에서 기인하는데, 초반부에는 수진에게 몰입하게 됩니다. 아직은 이성이 살아있는 수진이 점점 이지를 상실하면서 겪는 일들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중에 제일은 법원에서 실금할 때입니다. 실금 전후로 수진의 이성이 온전히 들어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기 힘듭니다 아빠를 부르는 모습이 이성이 없는 같기도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누가 아빠를 그렇게 부를까 싶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어찌 되었던 잠자리에 돌아 누운 수진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초라함이 상당히 사람을 괴롭게 만듭니다.

 

수진이 자살 기도를 것도 그렇습니다. 여느 영화처럼 욕조에서 손목을 긋지만, 이내 번지는 피가, 고통이, 죽음이 무서웠는지 울며 아빠를 부릅니다. 차마 이해하지 못하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저 공감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그러다가 수진이 정신을 거의 놓은 중반부부터는 인우에게 몰입하게 됩니다. 준일의 말처럼, 녹아내리는 같이 힘든 것은, 오히려 환자보다 환자 가족에게 있을 것입니다. 인우가 집안에 온갖 것들을 식단표, 분리수거할 등등을 적어 놓고, 하루 시도 빠짐없이 수진과 있으며 돌보는 모습은, 오로지 아빠라서 보여줄 있는 모습입니다. 최대한 같이 반복적인 생활을 나가며 수진을 최선을 다해 돌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우도 어떻게 해야 바를 모릅니다. 환자가 병이 진행되며 절망스러운 만큼, 환자 가족들도 마음이 죽어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가장 마지막 장면에 병원에서 인우를 봤을 때에도 인우는 수진의 안부부터 묻습니다. 일어났고, 씻었고, 분리수거 했고, 싫은 사람한테 싫다고 했는지. 그리고 손을 잡아줍니다.

 

영화의 여운으로 가지게 되는 마지막 감상은 지나로부터 옵니다. 지나는 수진에게 내일도 말해주겠노라고, 그렇게 말합니다. 소녀가 자신조차 잃어버린 엄마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앞에서 웃어 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말해줄 어떤 마음으로 말했을지를 생각해봅니다.

 

싸구려 B 영화처럼 약이 개발되어 수진이 치료되는 결과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장면까지도 질식할 같이 마음이 무거워서 숨을 제대로 없었습니다.

 

더불어 끝없는 상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나가 자라가면서 얼마나 힘들지. 수진과 함께하는 지나의 청소년기는 어떤 모습을 가질지. 기쁜 호기심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무거운 한숨으로 자리한 질문이라 버겁습니다.

 

이런 감정의 몰입들 때문에, 그리고 스며 나오는 질문들 때문에 감독님께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수가 없었습니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환자 곁에는 환자 가족이 있다 것을 말하고 싶으셨나 했는데, 정말 환자 가족들이 끝까지 환자를 지켜줄 있을까요?

 

영원히 곁에 계실 없잖아요.”

 

수진이 인우에게 말에서도그리고 지나가 크면서 겪게 아직 모를 일들에 대해서도, 걱정을 떼어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환자 가족이 영화를 보고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는데요. 영화 이후의 내용보다도,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환자 가족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영화라 부를 있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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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가 처음으로, 개봉일 바로 보고 적는 리뷰인 만큼, 정리하고 적어서 이쁘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주연 배우님 서현진, 안성기, 주예림 배우님께서 마음을 너무나 흔들어 버리셔서 글이 조금 어지러운 같습니다 ;)

 

부디 보시고 심사는 어지럽히지 않았으면 싶으면서도, 영화 보신 분들께서는 제가 이렇게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공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무겁지만 그만큼 배우님들의 연기가 빛났으며, 모습이 사실적이었던 영화 카시오페아를 추천합니다.

 

+ 본래 프리뷰에서는 관계의 구도에 대해서 리뷰에 적을 것이라고 예고하였었는데요, 적지 않아서 짤막하게 추가합니다.

초반부에는 수진-지나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수진이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면서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얼마나 슬퍼하는지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초중반부 이후부터는 인우-수진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는 관계의 구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더불어 수진이 지나를 잊을까 극도로 무서워하며 차라리 자신을 죽여달라고 인우에게 소리 지르는 장면에서는, 그게 인우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아픈 장면이 되었지요.

 

여러 장면들에서 갖가지 아픔을 마조히스트는 아닌데… - 느낄 있는 영화입니다.

 

+ 정리되지 않은 날것의 감상이 자꾸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수진의 북극성이 무엇인지, 그것의 카시오페아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더욱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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