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아래 내용은 메인 예고편과 먼저 나온 리뷰를 바탕으로 구성한 줄거리입니다. 프리뷰 부분을 보고 싶은 분들은 뒷부분(소제목: 가족이 아닌 이들이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부터 보시면 됩니다!
가족을 팔기 위해 떠나는 여행
비 오는 밤, 한 여성이 아이를 베이비 박스 앞에 두고 갑니다. 한 장의 쪽지와 함께.
“우성아 미안해. 꼭 데리러 올게.” “또, 시작이네. 그 놈의 꼭 데리러 올게.”
“연락처는 없어.” “그럴 생각이 전혀 없구만.”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는 이 아이가 찍힌 CCTV를 지우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러나 ‘그럴 생각이 전혀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동수의 예상과는 달리 우성의 엄마 소영(이지은)이 찾아옵니다.
당연하게도 집에 데려간 아이가 있을 리 없습니다. 보육원을 한 번 살펴본 소영은, 우성이 없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이게 끝?”
당장 어제 두고 간 우성이 사라졌으니, 소영은 경찰에 신고하려 합니다. 그리고 뒤를 따라온 동수가 그녀에게 사실을 고하고 집으로 데려갑니다.
“데리러 오겠다고. 편지에다 썼잖아.”
“데리러 오겠다는 내용이 있으며는 교회가 입양 리스트에서 빼 버리거든요.”
실제로 데리러 올 줄 몰랐던 상현과 동수에게는 그들만의 이유가 있기는 하였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긴 한데, 약간의 사례금이 나옵니다.” “사례금?”
“얼마 정도더라?” “한 천만원 정도 하지.”
입양도 못 되고 보육원에 갈 아이가 되느니, 입양을 시켜주고, 본인들은 돈을 갖는, 그야말로 – 그들의 입장에서는 – 누이 보고 뽕도 따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의라고 해야 되나?”
“선의 좋아하시네. 그냥 브로커잖아.”
시원하게 일침을 놓는 소영. 그러나 그녀는 의외의 말을 꺼냅니다.
“언젠데, 출발이?”
그렇게 우성을 팔기 위한 여행이 시작됩니다.
한편,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으니, 상현과 동수의 브로커 행각을 눈치채고 이들을 미행하고 있는 형사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입니다.
“버릴 거면 낳지 말라고…”
수진은 소영이 베이비 박스에 우성을 놓고 갈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전문적인 브로커라고 보기에는 좀, 뭔가 행동도 어설픈 것 같은데…”
“팔아서 돈 받으면 전문 브로커지.”
미묘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수진과 이형사는 일행을 뒤쫓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바닷가 거래장소. 곧 아이를 살 부모가 다가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사랑으로 아이를 키워도 모자랄, 부모가 될 지도 모를 사람들이 좀 이상합니다.
“혹시… 뽀샵 하셨어요?” “여기 눈썹도 숯이 너무 없어가지고…”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않습니다 – 이유도 너무 명확해 보이죠.
묵을 곳이 필요해진 일행은 어떤 보육원에 들리게 됩니다. 알고 보니, 동수가 어린 시절을 보낸 보육원이었죠. 그곳에서 하룻밤을 머물면서 그들은 얘기하게 됩니다.
“좀 더 찾아보면 더 좋은 조건의 상대가 있을 텐데.”
“그냥 울진 사람들로 해.”
“엄마가 너랑 빨리 빠이빠이 하고 싶댄다.”
브로커지만, 그래도 우성에게 더 나은 부모를 찾아주고 싶은 상현과 동수. 그에 반해 왜인지 아이를 얼른 보내고 싶은 것 같은 엄마 소영.
“혼자서 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렇다고 그런 걸로 자기 자식 버리는 걸 정당화하면 안 되지.”
아이를 사이에 둔 입장과 마음의 차이 때문일까요? 동수와 소영의 날 선 대립이 시작됩니다.
“그런 편지 한 장 달랑 남겨 놓고 진짜 데리러 오는 엄마가 얼마나 될 거 같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 “당신이 뭔데 그렇게 잘난 척이야?”
날카롭게 말을 이어가는 소영을 참다못한 동수는 나가버립니다. 그리고 상현이 그런 동수를 대변합니다.
“운동장에 보면은 오래된 문이 있지 저기? 거기에 버려져 있었다나 봐 쟤가. 꼭 다시 데리러 올게, 라는 편지와 함께. 틱틱거리는 것도 그래서 그런 거니까 좀 봐줘.”
우성을 보면 자신이 떠올랐을까요? 그 말을 들은 소영은 마음이 복잡해 보입니다.
날이 밝아 다시 여정을 떠난 일행. 그러나 불청객이 하나 있습니다. 보육원의 아이가 한 명 몰래 차에 타서 따라온 것이었죠.
“아니 왜 우리 가족 여행을 방해하고 그래?”
“나 다 알아. 가족 아닌 거.”
이 아이도 쫓아내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게 늘어난 인원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일행. 그들의 여행은 어디까지 함께하게 될까요? 그리고 그들은 쫓는 형사들은 그들을 어떻게 하게 될까요?
가족이 아닌 이들이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영화 ‘브로커’는 영화 자체보다 먼저 알려진 출연진부터 관심을 끌었습니다. 송강호 뿐만 아니라, 강동원과 더불어서, 배두나, 이주영까지…?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 이지은까지 한 영화에 나온다는 게 말이 돼?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최고의 배우들과 한껏 물오른 연기력을 뽐내는 – 이제는 신예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할 경력직들을 모아 놓은 영화입니다! 더불어서 이지은 배우님이 연기하는 배역이 아이 엄마라니… 세월이 무색할 정도라서, 이 소식을 듣고 한 번 더 놀랐습니다.
훌륭한 배우들을 한 곳에 데려온 만큼, 기대되는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제가 예고편을 보면서 생각했던 날 것의 부분들은 하나씩 꺼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그들이 가진 각자의 사정에 있습니다. 아이를 버린, 또는 버려야 했을 이유를 가진 소영. 어렸을 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동수. 그리고 이유를 모르게, 아이를 버리는 모습에 반응을 비추는 수진. 수진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영과 동수에게 숨겨진 뒷 이야기가 있으리란 것은 쉽게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아마 그 이야기가 그들 마음 속에 아직도 쓰린 상처로, 아니면 적어도 완전히 아물지 않은 흉터로 남아 있을 것도.
우리가 마음이 아플 때, 사람에게 기대어 휴식을 취하거나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친구나 연인, 가족에게 기대게 되는데, 동수와 소영은 겉으로 보기에 그렇게 기댈 만한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묘한 동행에서 얼핏 형태나마 보이는 가족의 모습으로, 그들이 서로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 줄 수 있을지가 하나의 포인트로써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소영이 가진 사정 그 자체입니다. 소영은 왜 우성을 두고 갔으며, 왜 바로 그 다음 날에 찾으러 왔을까요? 그렇게 찾으러 왔으면서도, 왜 아이를 파는 것을 두고 보고 있을까요? 오히려 따라다니면서 아이를 파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아이 엄마로써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입니다. 첫 번째 거래 대상이 영 탐탁치 않아 보이자 거래를 깨는 모습을 보이는데, 더 좋은 상대를 찾자는 상현의 말에는 오히려 그냥 빠르게 아이를 보내버리자는 것 같은 말을 하다니. 그것은 도대체 어떤 사정이 뒤에 있길래 그런 것일까요?
이지은 배우님의 나이대와 영화에 비춰지는 소영의 얼굴을 생각해 볼 때, 그리고 대사를 통해서 보건데, 소영은 미혼모로 추측됩니다. 사실 미혼모이건 아니건, 그게 뭐가 중요할까요 – 미혼모라면 사회의 성격상 더 강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하겠지만,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면에는 현실에 대한 모순적인 고민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책임지기 어려운 것과 그럼에도 아이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대립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소영이, 어떤 이야기, 어떤 모습으로, 그리고 어떤 대사로 나타날까요? 나오시는 배우님들이 모두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시는 분들이니만큼, 소영처럼 새로운 배역으로 찾아오는 이지은 배우님의 연기가 두 번째로 기대되는 포인트입니다.
기대되는 두 가지를 얘기하였으니, 단점을 한 가지 꼽으면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한 영화의 큰 단점이자 유일한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브로커의 의미 자체입니다. 송강호 배우님과 강동원 배우님을 이용해서 아이를 파는 브로커를 이렇게 훈훈하게 보여주는 것은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범죄를 미화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경계하고, 꺼려하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영화적인 수단으로, 그리고 영화가 가지는 의미를 더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용한 장치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영화에서 나온 대사가 실제 브로커들을 스스로 더 합리화하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되지 않을까 싶어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우성이에게 최고의 양부모를 찾아 줄 것을 약속드립니다.”
“입양 심사를 도저히 기다릴 수 없는 그런 부모의 품에 소중한 아기를 안겨 드리는 큐피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대체 어떤 양부모가 아이를 사서 기를까요? 제가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는 것일까 싶지만, 아무리 몰라도 불법적인 행태로 아이를 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렇게 산 아이들이 그 가정에서 어떻게 자라날지 몰라도 – 물론 따뜻하게 잘 자라날 수도 있겠으나 – 그 부모들은 돈으로 산 아이라는 생각을 항상 지니고 있지 않을까요?
이런 걱정이 보기 불편하신 분들은 부디 ‘쓸데없는 걱정하네’ 하는 말로 넘겨 버리고, 영화에 대한 기대만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한 가지 편린으로 가지는 걱정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영화에서 가족의 의미를 보여주는 강력한 수단으로 더 작용하리라고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듯 개봉도 전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브로커’는, 지금 12시가 넘어, 바로 오늘 6월 8일 개봉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오늘 바로 보지는 못하고, 내일 예매를 해 둔 상황인데요. 내일 영화를 보고, 리뷰로 다시 한 번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수많은 유명한 배우들의 연기를 즐겁게 관람하고, 다시 한 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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