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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지전 - 살아남는 것이 고작이었던 전투

by 총천연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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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포스터

살아남는 것이 고작이었던 전투

현대에 일어난다는 믿기지 않게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 나라도 6.25 전쟁을 겪고 지금 분단 국가가 되었습니다. 영화 고지전은 6.25 전쟁 백마고지(극중 이름은 애록고지, 현재 철원군) 차지하기 위해 남한군과 북한군이 싸우는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6.25 전쟁은 어떤 말로 해도 이루 말할 없을 만큼 참혹했고 비참한 과거라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쟁이어서가 아니고, 같은 민족끼리 서로 죽고 죽였기 때문이죠. 백마고지 전투도 그랬습니다. 백마고지는 특히 10일간 고지의 주인이 12번이나 바뀔 만큼 치열한 전투가 일어난 곳이었습니다. 극중에서는 고지가 더욱 슬프게 그려집니다. 고지의 주인이 자주 바뀌었기 때문에, 남한군과 북한군이 서로 고지를 차지할 때마다 서로의 물품을 두고 가거나, 가족에게 소식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애틋한 모습도 순간. 동료들이 죽어가는 전장에서도 어느덧 휴전은 다가옵니다. 모든 것이 끝난 알고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던 악어중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합니다. 정전 협정이 바로 체결된 것이 아니고, 12시간의 말미를 두었다는 것입니다. 12시간 사이에 최종적으로 백마고지를 차지하는 측이 철원군 일대를 차지하게 되는, 최후의 전투가 일어납니다.

 

말이 통하는 이들과의 전쟁

남한과 북한은 본디 같은 민족인 만큼, 6.25 전쟁은 서로 말이 통하는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이었다는 것이 가장 비참한 점일 것입니다. 고지전이 슬프게 그려지는 까닭임과 동시에,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부분 하나는 북한군의 편지가 남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모두의 가족이 서로의 곁에 있었다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까요? 가족과 멀리 떨어져 같은 민족에게 총을 겨누고 칼을 들이미는 상황은 인간이 살아 겪을 있는 지옥일 것입니다.

 

영화에서 여겨 볼만한 점들은 가지가 있습니다. 번째는 무능한 지휘관에 대한 것입니다. 조진웅 배우가 연기한 유재호 대위는 악어중대의 경험은 무시하고 오로지 상부의 지시만 따르는 지휘관입니다. 그리고 그가 아무 상황도 모른 채로 하는 지휘는 결국 수많은 부대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결국 김수혁 중위(고수)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전쟁에서의 유재호 대위는 이렇듯 수많은 목숨을 위험하게 하는 지휘관이지만, 사회에서는 무능한 상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제대로 책임질 없으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상사는 어디에서나 피해를 끼칩니다. 사회 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명씩은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번째는 김수혁 중위의 변화입니다. 극중 초반에는 소극적이고 벌벌 떨던 수혁은, 지옥 같은 전쟁을 겪으면서 많이 변해 있습니다. 극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도 사람은 크게 변합니다. 주변에서 생각해보면, 그만큼 짧은 시간에 크게 변하는 사람을 찾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깊이 알던 친구라도, 오랜만에 만나면 굉장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죠. 그런 친구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듭니다. 추억을 공유하지만, 선뜻 다가서기 힘든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결국 헤어지지 않는다면, 의가 상하지 않는다면, 끝에 남는 것은 서로가 됩니다. 주인공 강은표 중위(신하균) 오랜만에 만난 김수혁 중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극한 작전을 감행하고, 부대를 이끌고, 아이들에게 욕을 하는 일련의 행동이 예전에 알던 친구 수혁과는 전혀 달랐지만, 수혁이 죽을 끝까지 곁에 남아 있던 것은, 죽은 수혁을 업고 부대로 돌아온 것은 은표였습니다.

 

번째는 영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로, 신일영 대위(이제훈) 마지막 연설 장면입니다. “악어는 50개의 정도의 알을 낳는다 시작해서, “이제 전쟁의 마지막 전투다.” “살아서, 집에 가자.” 끝나는 연설은, 악어 중대의 정체성과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가지는 역설적인 슬픔을 말하는 같습니다. 포항 철수 때의 트라우마로 정신 착란을 일으키는 이상억(정인기), 마찬가지로 때의 일로 계속 모르핀을 주사하며 무감각해지기를 반복하는 신일영 대위의 모습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전쟁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마지막이 약속된 전투와 집에 있다는 희망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요? 그들 안의 불꽃이 되어 살아남고자 하는 동기가 되었을까요? 제가 감히 전쟁 후유증을 앓는 분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조차 없지만, 제가 극중 신일영 대위였다면, 집으로 돌아갈 있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허무감이 같습니다. 피폐해진 정신에는, 돌아갈 곳을 찾는 마음보다는 잃은 공허함이 가득 있을 같아서 그렇습니다.

 

이렇듯 사회에 대비해 있는 부분들과 감히 사회에 비교할 없는 부분들을 생각하게 하면서, 깊은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전쟁에 대한 고증이 얼마만큼 되어 있는지는, 저는 판단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으로써 전쟁이 우리의 어른들에게 어떤 참상을 그려왔는지를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번의 깊은 여운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 [고지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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